남성의 와이셔츠를 사는 여성들

백화점의 남성복 코너를 서성이는 쇼핑의 주 고객 여성들을 만나보면 남성의 의류에도 패션화 바람이 많이 불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여성들은 이제 남편이나 남자친구의 와이셔츠 하나를 고르더라도 과거의 흰색이나 무채색위주의 셔츠를 고르지 않는다. 패션은 더 이상 여성만의 고유 영역이 아니다. 여성들은 좀더 새롭고 다양한 디자인의 옷을 남편에게 입히고 싶어 한다.

최근 여러 백화점 매장 내에서는 남성 와이셔츠 업계에 잔잔한 파문이 일고 있다. 남성 옷의 대표적 의류는 단연 와이셔츠. 사실 '와이셔츠'는 '화이트 셔츠'에서 잘못 전해진 말이지만 양복 속에 입는 셔츠를 가리키는 보편적 용어로 통용되므로 그대로 쓰기로 한다.

와이셔츠는 대체로 수입 브랜드가 많은 편이다. 특히 셔츠의 명품이라고 하면 이미 우리 뇌리에는 몇몇 세계적인 디자이너의 이름을 따온 라이센스 제품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유수의 와이셔츠 시장에서 뒤늦은 후발 국산 제품이 백화점 매장 매출 1위를 기록했다면 믿을 수 있을까. 가까운 예로 이 회사 본사와 그다지 멀지 않은 분당의 모 백화점의 경우 남성 와이셔츠 매출을 물어 보면 단연 이 회사 제품이 요즘 최고의 히트 상품이라고 말한다.

무려 1백여가지의 색상을 선보일 정도로 디자인과 다양한 컬러에 주력한 이 회사 제품은 와이셔츠도 당당한 남성의 패션으로서의 자리매김을 했다. 제한된 몇 가지 컬러에 고정돼 있던 셔츠의 이미지를 패션화시키면서  특히 젊은 층에 크게 어필한 제품. 보다 새로운 감각을 자랑하는 멋쟁이들의 구매욕구를 자극하고 있는 이 제품은 바로 '필다스'.'필립물산주식회사'의 야심작이다.

필다스라고 하면 1998년도에 개발된 국산 브랜드로 아직 생소한 느낌을 받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미 구매 고객들에겐 깊은 인상을 심어 품질에 대한 만족도가 아주 높은 제품이다. 입에서 입으로 특별히 거창한 광고없이 수입브랜드의 홍수속에서 당당히 매출1위로 떠오른 필다스.

이 필립물산의 필다스는 어떻게 이런 성과를 짧은 기간내에 이룩할 수 있었을까.

많은 요인이 있겠지만 필다스의 성공은 바로 의류 생산 이전부터 쌓아 온 원단업계에서의 철저한 노하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필다스를 생산한 필립물산은 와이셔츠 업계에 뛰어들기 이전부터 이미 의류 원단 업계에서는 유명한 이름이었다.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계기가 된 것이 '필다스'라는 제품이었을 뿐 이미 원단업체 중에서는 단연 첫손에 꼽히는 내실 있는 기업이었다. 자연원단의 품질과 생산비 절감차원에서 이미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었던 까닭에 필다스는 어떤 수입 브랜드와의 경쟁력에서도 뒤지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중소 업체로서 당당히 국내외 매장을 싹쓸이하며 인지도를 높여 가는 필다스의 명성은 이것만으로는 쉽게 풀이될수 없는 여러 가지 요인을 가지고 있다.

현재 의류 원부자재 및 완제품을 수출 또는 내수 공급을 하고 있고, 필다스라는 와이셔츠를 백화점 등을 통한 국내 판매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필립물산.

'1천만 불 수출탑'수상과 수출증가 상위기업으로서 우수 중소기업50에 선정된 이력으로 봐서 이미 그 내실을 짐작할 수 있는 필립물산의 역사는 그러나 생각만큼 그리 길지가 않다. 짧은 역사 속에서 일구어 낸 필립물산의 저력은 과연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일까.